그 여자들 전부 한방에 몰아넣고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를 합창하든가 - 인간실격

그 여자들 전부 한방에 몰아넣고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를 합창하든가 - 인간실격

음유시인 0 2164 1

 

다지마라는 남자는 바람둥이 주제에 여자들에게 이상하리만치 의리를 지키는 일면도 가지고 있어 여자들은 그래서 조금도 걱정하지 않고 다지마에게 깊이 의지하고 있는 모양

그 여자들 전부 한방에 몰아넣고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를 합창하든가, 아니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지네가 좋으려나? 자네가 한 명 한 명 졸업증을 수여하고 말이지 그러고나서 미친 척하고 홀랑 벗고 밖으로 뛰쳐나가 그대로 내빼는 거야. 이거면 확실하지. 여자들도 기가 막혀서 포기할 거야

옷이 날개라고 하지만 특히 여자는 걸친 것 하나로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변한다. 원래부터 요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여자 '나가이 기누코' 처럼 이렇게 확 변신할 수 있는 여자도 드물다.

상대방이 마음을 확실히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것이 사나이의 책임이지

이 여자 뻔뻔하다. 다지마는 점점 불쾌해진다. 하지만 예쁘다. 씩씩하고 이 세상 것 같지 않은 기품이 있다.

머리 손질이 끝날 무렵 다지마는 살짝 미용실로 들어와 두둑한 돈다발을 미용사 상의 주머니에 스윽 집어넣으면서 거의 기도하는 심정으로 
'굿바이'
이렇게 속삭이는데 그 목소리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의외다 싶을 만큼 위로하는 듯한 사과하는 듯한 상냥하면서도 구슬픈 어조를 띠고 있다

여자에게 늘 자신만만한 다지마가 이런 난폭하고 파렴치하고 잔인한 공략법을 생각해 낼 줄이야. 이 양반 어지간히 제정신이 아니다. 기누코가 돈을 너무 많이 써서 미쳐버린 건지도 모르겠다. 색욕을 삼가야 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사람이 너무 돈에 집착하여 본전 생각에 안절부절못하면 그것도 또한 결과가 그다지 좋은 것 같지는 않다.

네가 하는 짓거리를 보고 있으니 정말 인생이 허무해진다.

지폐 일곱 장을 촛불에 태운다해도 이렇게 통렬한 상실감은 들지 않을 것이다. 실로 헛되다. 의미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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